자면서 듣기 좋은 성경이야기
출애굽기 7-12장 · 출애굽과 광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
— 출애굽기 12:13
모세는 이미 팔십 세였습니다. 광야에서 사십 년을 보낸 노인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의 왕 앞에 섰죠. 아론이 옆에 있었지만, 긴장감은 숨길 수 없었을 겁니다. 바로는 이집트의 신으로 여겨졌어요. 그의 말 한 마디가 생사를 갈랐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말했습니다. '내 백성을 보내라.' 바로는 비웃었겠죠. 노예들의 신이 감히? 그 순간, 두 세계가 충돌을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궁금해지지 않으셨나요? 왜 하나님은 단번에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지 않으셨을까요?
아론이 지팡이를 던졌습니다. 그것이 뱀이 되었죠. 바로의 마술사들도 지팡이를 던졌어요. 역시 뱀이 됐습니다. 그런데 아론의 뱀이 그것들을 다 삼켜버렸어요. 바로는 눈 하나 깜짝 안 했습니다. 그 다음, 나일강이 피로 변했어요. 이집트인에게 나일강은 생명 그 자체였거든요. 물고기가 죽고,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하지만 바로의 마술사들도 피를 만들 수 있었어요. 바로는 그냥 뒤돌아 궁으로 들어갔습니다. 일주일 후엔 개구리 떼가 이집트를 뒤덮었죠. 마술사들도 역시 개구리를 만들었고요. 바로가 굴복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아직은.
세 번째 재앙, 이나 떼. 이번엔 달랐습니다. 마술사들이 따라 하려 했지만 실패했어요. 처음으로 그들이 인정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손가락입니다.' 바로는 들은 척도 안 했죠. 네 번째, 파리 떼. 그런데 이때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고센 땅, 이스라엘 백성이 사는 곳에만 파리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구분을 두신 거예요. 바로가 처음으로 흔들렸습니다. '좋다, 여기서 제사를 드려라.' 타협을 시도했죠. 모세는 거절했습니다. '이집트 땅을 떠나야 합니다.' 재앙이 물러가자마자, 바로는 또다시 마음을 돌렸어요.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생깁니다. 이 어린 양의 피, 그게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마지막 재앙에서 그 답이 나옵니다.
다섯 번째, 가축 전염병. 이집트 가축이 쓰러졌지만 이스라엘 가축은 하나도 죽지 않았습니다. 여섯 번째, 독종. 사람과 짐승의 피부에 종기가 터졌어요. 마술사들조차 종기 때문에 모세 앞에 서지 못했습니다. 일곱 번째는 우박이었어요. 이집트 역사상 없던 대재앙이었습니다. 천둥, 번개, 불이 섞인 우박이 쏟아졌죠. 바로가 그때 처음으로 말했습니다. '내가 범죄했다.' 진짜 항복처럼 들렸어요. 모세는 기도했고, 우박이 멈췄습니다. 그러나 재앙이 그치자마자, 바로의 마음은 다시 굳었어요. 완고함이란 게 사실 이렇게 작동하거든요. 한 번 굳으면, 더 큰 충격도 결국 원상복귀됩니다.
여덟 번째, 메뚜기 떼.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새까맣게 덮였고, 남은 곡식과 나무를 모두 먹어치웠습니다. 신하들이 바로에게 애원했어요. '이 사람이 우리의 함정인 줄 모르십니까? 이집트가 망했습니다.' 바로는 또다시 타협을 시도했죠. '남자들만 가라.' 거절당했습니다. 아홉 번째, 흑암. 온 이집트에 사흘 동안 어둠이 내렸어요. 손을 뻗으면 손이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빛이 있었어요. 바로가 폭발했습니다.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나타나는 날 죽이겠다!' 모세는 조용히 답했어요. '알겠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재앙 하나가 남았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했습니다.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라고. 고기를 구워 먹고, 허리띠를 매고, 신발을 신고, 지팡이를 들고 먹으라고. 급히 먹을 준비를 하라고. 그날 밤. 하나님의 사자가 이집트를 지나갔습니다. 피가 없는 집마다 장자가 죽었어요. 왕궁에서, 감옥에서, 들판에서. 이집트 모든 가정에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피가 바른 집마다 사자가 넘어갔습니다. 유월절, 파사흐. 넘어간다는 뜻이죠. 아까 그 질문, 기억하시나요? 어린 양의 피가 무엇을 의미하냐고요. 수천 년 뒤, 요한은 예수님을 가리켜 말했습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한밤중에 바로가 일어났습니다. 장자를 잃은 아버지로서. 그는 모세를 불러 말했어요. '가라. 너희 하나님이 말한 대로, 가라.' 더 이상 조건도 없었습니다. 이집트 사람들도 서둘러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금과 은을 줬어요. '제발 빨리 떠나달라'고. 430년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한 시간이. 그 밤이 끝날 때, 그들은 마침내 나왔습니다. 아이들, 노인들, 가축 떼를 이끌고. 수십만 명이 걷기 시작했어요. 이제 처음 그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왜 하나님은 열 번이나 기회를 주셨을까요? 어쩌면, 단 한 번의 기회로는 부족한 사람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열 가지 재앙 이야기에서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이 바로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다'는 표현이 성경에 반복해서 나오거든요. 불공평하지 않냐고 느끼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성경을 자세히 보면, 처음 몇 번의 재앙에서는 바로 스스로가 마음을 굳혔습니다. 하나님은 그가 이미 선택한 방향을 더 확고하게 해주신 거예요.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주권이 함께 작동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재앙의 목적이 출애굽기에 분명하게 나옵니다. '내가 이집트에 내 표적을 더하고, 너희가 나를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 이집트의 각 재앙은 이집트 신들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었어요. 나일강 신 하피, 개구리 신 헤케트, 태양신 라. 이 모든 신들이 하나씩 무너졌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신 겁니다. 세상에 참된 신은 오직 나뿐이라고. 그리고 유월절 어린 양의 피는 수천 년을 건너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죄의 값은 죽음이지만, 피가 있는 곳에는 심판이 넘어간다고. 그것이 복음의 원형입니다.
하나님, 열 번의 기회에도 돌아서지 못했던 바로의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저도 때로는 완고한 마음으로 주님의 음성을 외면했으니까요. 오늘 이 말씀 앞에서 묻습니다. 제 삶에서 아직 굳어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어린 양의 피로 덮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그 사랑 앞에 오늘도 무릎을 꿇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