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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창세기 12-22장 · 창세기 이야기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더라"

— 창세기 15:6

이야기 요약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아브람은 우르에서 태어나 하란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데라가 이끄는 가족과 함께였죠. 아내 사래가 있었지만, 두 사람에게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 시대에 자녀가 없다는 것은 미래가 없다는 뜻이었어요. 대를 이을 후손도, 이름을 남길 가능성도 없는 삶. 아브람은 그런 결핍을 안고 하란에서의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그러나 한 가지가 늘 비어있는 삶이었어요.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그런 아브람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놀라운 명령이었습니다. 가족과 고향, 그가 가진 모든 기반을 놓으라는 것이었어요. 대신 하나님은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자녀도 없는 칠십오 세 노인에게 큰 민족을 이루겠다는 약속.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맞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브람은 떠났어요.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아브람은 아내 사래와 조카 롯, 그리고 모은 재물과 사람들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향했습니다. 하나님이 보여 주실 땅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그냥 떠난 겁니다. 히브리서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이 한 마디에 아브라함의 믿음이 다 담겨 있습니다. 목적지를 모르면서도 출발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가나안에 도착했지만 시련이 시작되었습니다. 기근이 들어 애굽으로 내려가야 했고, 그곳에서 아브람은 사래를 누이라 속여 위기를 넘기려 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도 두려움 앞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성경은 숨기지 않습니다. 돌아온 뒤에는 조카 롯과 갈라서야 했습니다. 가축이 너무 많아져 한 땅에 함께 살 수 없었거든요. 롯은 요단 평야의 기름진 땅을 택했고, 아브람에게는 메마른 가나안이 남았습니다. 약속받은 땅인데, 왜 이리 척박한 걸까요.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어느 밤, 하나님이 아브람을 밖으로 이끌어 내셨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아브람은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셀 수 없는 별들이 쏟아져 내렸어요. 여전히 아이 하나 없는 늙은 남자에게, 하나님은 별만큼의 후손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더라.' 이 한 절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진리입니다. 믿음으로 의롭다 여김을 받는다는 것. 아브라함은 완벽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했기 때문에 의로운 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하지만 기다림은 더 이어졌습니다. 십 년이 지나도 아이는 오지 않았어요. 사래는 자신의 여종 하갈을 아브람에게 주었고, 하갈에게서 이스마엘이 태어났습니다. 인간의 방법으로 약속을 이루려 한 거죠. 그 선택은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하갈과 사래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가정에 평화가 사라졌어요. 아브람이 아흔아홉 세가 되었을 때, 하나님이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이름을 바꾸라고 하셨어요.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사래를 사라로. '너는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아이 하나 없는 노인에게 민족의 아버지라는 이름을 붙이셨습니다.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마침내, 약속의 아들이 왔습니다. 아브라함이 백 세, 사라가 아흔 세 되던 해에 이삭이 태어났어요. 이삭이라는 이름은 '웃음'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불가능을 가능케 하셨을 때, 사라의 입에서 터져 나온 것은 웃음이었거든요.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셨으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이십오 년을 기다렸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수없이 많았을 거예요. 하지만 하나님의 때는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늦었다고 느껴질 때조차, 하나님은 약속을 잊지 않고 계셨던 겁니다.

아브라함의 믿음 — 고향을 떠나다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어요.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번제로 드리라.' 이십오 년을 기다려 얻은 아들을. 약속의 성취 그 자체인 아들을. 아브라함은 이른 아침에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얹고 이삭과 함께 떠났습니다. 사흘을 걸었어요. 그 사흘이 얼마나 길었을까요. 산꼭대기에서 장작을 쌓고 이삭을 묶었습니다. 칼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하나님의 천사가 불렀어요. '아브라함아,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수풀에 걸린 숫양이 이삭을 대신했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곳의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불렀습니다. 여호와께서 준비하신다는 뜻입니다.

묵상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믿음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믿음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릅니다. 아브라함은 한 번도 완벽하지 않았어요. 아내를 누이라 속였고, 하갈을 통해 자기 방식으로 약속을 이루려 했고, 기다리다 지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성경이 그를 '믿음의 아버지'라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넘어져도 다시 하나님 앞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갈 바를 알지 못하고도 떠났고, 별을 보며 불가능한 약속을 믿었고, 마침내 가장 소중한 것까지 내려놓았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 있을 때. 오래 기다렸는데도 응답이 없을 때. 가장 소중한 것을 놓아야 할 때.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그런 우리에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잊지 않으신다고. 때가 되면 반드시 이루신다고. 그리고 우리가 내려놓을 때, 하나님은 준비하고 계신다고.

기도

하나님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갈 바를 알지 못하는 길 위에 설 때가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렵고, 기다림이 너무 길어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별을 세라 하시며 약속하셨고, 그 약속을 한 번도 어기신 적이 없으심을 고백합니다. 제가 가장 소중히 붙들고 있는 것까지도 주님 앞에 내려놓을 수 있는 믿음을 주옵소서. 여호와 이레, 준비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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